• 최종편집 2024-03-28(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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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노인들을 위한 시설이라고는 복지회관, 문화센터 등 늘어나는 노령인구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이러한 현실속에 노인들은 콜라텍으로 모여들고 있다.
콜라텍은 90년대 초반만 해도 춤을 즐기는 청소년들이 충분한 여흥을 즐길 수 있는 수 있는 곳 이었으나 이제는 노인들에게 그 자리를 내어주었다.

본 기자는 부산의 주요 콜라텍을 취재하기 위해 할머니 할아버지들께 부탁하여 함께 동행 취재를 해 보았다. 부산의 주요콜라텍은 남포동, 자갈치, 범일동, 동래수안시장, 연산로타리, 서면부전시장에 있고. 특히 부전시장 근처에는 7군데의 콜라텍이 있었다. 그 중에서도 지하철역과 가장 가깝게 위치한 H 콜라텍이 그 주변에서 최고의 메카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남자는 집안의 가장으로서 경제를 책임지는 것이 당시의 사회구조였다. 일부 일탈하는 주부들이 낮에 무도장을 찾았기 때문에 30~40대의 여자들이 주류를 이루었다. 그러나 그 이후에는 여성들의 사회적 경제적 참여의 기회가 늘어나고 다른 여가활동이 다양해지면서 무도장은 노인들에 의해 점령되었다.

비록 노인들이라도 이성간의 만남이기 때문에 외모에 굉장히 신경을 쓴다. 부산 부전시장 주변에서 노인답지 않게 할머니들이 목에 색깔 있는 스카프를 하고 청바지를 입고, 백구두를 신고, 머리에는 붉은 꽃 리본을 달고 미니스커트를 입고, 하이힐을 신고 걸음도 똑바로 일자걸음을 걷는다. H콜라텍 2층에는 사교춤(지르박,브르스, 도르트)을 즐기는 평균연령 65세이상, 3층에는 난이도 높은 스포츠댄스(자이브, 웨이브,탱고 등)를 즐기는 40~50대들이 있었다.

춤을 어느 정도 출 수 있어야 입장료 1000원을 내고 합법적으로 춤을 출 수 있는데, 춤을 출 줄 모르면 콜라텍 내에서 5만원의 회비를 내고 오전에 단체로 춤을 배울 수 있다. 노인들의 공간이라 그런지 서로 다투거나, 물리적 충돌은 거의 없었다.

가끔 80세를 넘은 노인이 지팡이를 짚고 2층 계단을 힘겹게 올라가지만 무도장에 들어서면 평범한 춤꾼으로 변신한다. 콜라텍 입구에는 보관료 500원을 받는 옷 보관소가 있었다. 옷걸이 에는 옷들이 가득하게 진열되어 있었다. 입장인 90%정도가 보관소를 이용한다.

부대시설로는 저렴한 식당이 있는데 소주, 탁주, 맥주가 병당 2000원정도 하고 안주가 균일 5000원 정도다. 노인들이 아침에 외출하면서 며느리에게 하루용돈 만원을 받으면 이 모든 것을 충족시킬 수 있는 금액이다. 공원에서 바둑, 장기를 두거나 집에서 그냥 소일을 하는 것보다 한 여름의 폭염 속에서 입장료 1000원을 내고 시원한 냉방시설이 되어있는 콜라텍에서 로맨스를 즐기는 것을 볼 때 기자는 그들은 새로운 신천지에 있다고 느꼈다.

일부 사람들은 거리에서 노인들이 팔짱을 끼고, 손을 잡고, 다니는 모습을 보고 주책이라고 비난을 한다. 하지만, 그들은 당시 가장 빈곤한 국가에서 태어나 자라면서 밥을 수시로 굶어 가면서 어린 시절을 보내왔다. 이들은 당시 하루 15~20시간을 근로현장에서 일을 해서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밀알의 역할을 했던 세대이다. 남은 여생을 경제적인 비용 1000원으로 충분히 여흥과 로맨스를 즐길 자격이 있다고 기자는 인정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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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들의 휴식공간 '콜라텍' 취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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